흐린 일요일 게으름을 피우다가 내쳐 잠이들어
월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준비를 합니다
뜨거운물을 틀어 말끔히 샤워를 하고 밖을 내다보니
겨울비가 주륵주륵 내려요
이런 날은 영낙없이 길이 막히지요 서둘러야 합니다
어둠이 체 가시지않은 이른아침
밤새내린 비바람에 노란 은행잎이 길을 덮었어요
아직 나무에 붙달린 잎은 부연하늘에 투영되어
샛노랑이 더 짙습니다
팔자에 없는 교정일을 하루종일 할판이지요
눈알이 탱탱해지고 현기증까지 느껴지며 온몸이 욱씬거립니다
오후 느지막하게 눈치챈 부장님 왈
"목욕탕에 다녀오세요"
낙산 넘어 한성대 가는 길에
오래된 옛날식 재래 목욕탕이있어
즐겨찾기 수준으로 자주 갑니다만
구질하게 비오는 날 따끈한 온탕에 들어앉아있으면
온세상이 내것이지요
다 자란 아이들 어른입내
부모 말씀 허투르 제멋대로 한들
해양수산부 앞에 어민들 몰려
트럭 한차 가득 싣고 온 전어 길바닦에 뿌려 냄새 진동한들
강남에 집값이 오르든 말든
찬바람이 불든 말든.......
마로니에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