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의 장소로 이 만한 곳이 또 있으랴
커다란 산소 뒤로 돌아간다
포옹을 한다
한창 사춘기 물 오르던 시절
변사 흉내에 능란한 녀석의 뜬금없는 타령에
온갖 상상이 그려지며 호기심이 발동되어 뒷이야기를 기다립니다
희번떡 눈알을 굴리고는
한참 어린애를 굽어보듯 대가리 치켜들고
거드름 피우며 또래를 내려다봅니다
아니꼽지요
커다란 왕릉을 삥 돌아살피는데
그 옛적 입심 좋았던 녀석이 생각납니다
사창가 근처에 살던 애였는데
점심 도시락을 먹을 때
벼라별 이야기를 늘어놓았지요
창호지 문구멍을 뚫고 몰래 봤다는 둥
몰래 엿보는 아지트가 있다는 둥
신라의 릉 형태는 모두 원형인데
방형의 릉이 딱 하나 있다고 하는군요
도굴 때문인지 석실을 개방하여
기어들어갈 망정 내부를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방형은 고구려계통의 묘라나요?
산소 뒤쪽으로 돌아 수풀속에서 야합이라.......
묘한 그림이 그려지기는 합니다
06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