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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

jaye syo 2006. 9. 10. 23:07

그를 아는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부릅니다

길쭉한 외모 때문만은 아닐 것이고

개똥참외

한 여름 지나 싹 틔우듯

독하디 독한 사람의 뱃속을 온전히 통과하는

참외씨의 강인한 이미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평범한 인간들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모난 성격도 아닌데 외씨라는 호칭이 자연스레 붙었지요

요즘 외씨에게 변화의 조짐을 보입니다

동내 아줌씨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며 선술집 노래방을 쥐 방구리 드나들듯 하던 

마냥 소탈한 모습이

좀 멋스럽게 혹 눈에 익숙치 않은 어색한 치장으로

웬지 거리감을 느끼게 끔 바뀌었어요

 

우애령의 당진 고씨가 생각납니다

다방아가씨에 홀랑 반한 고씨의 이야기지요

 

아! 그에게 늦사랑이 찾아 온 것 같아요

고자로 착각할 정도로 여자에 관해 무심한 그였는데......

아이 둘을 낳은 아내의 바람기로 인한

이혼의 상흔이 내내 남아 쓸데없이 그를 각성케 했었나봐요

아내와 헤어진 후 자원봉사 비슷한 보수가 신통치않은 일을 하며

매사에 초탈한 사람처럼 살았습니다

그런데 사랑은 뜻하지 않게 우연히 온다는 말을 실감한다며

여자를 만난 일을 큰 비밀이나 되는 것 처럼 털어놔서

그의 변화를 알았지 까맣게 모를 뻔 했어요

여자를 만난다?

호기심은 일었으나 캐 물을 수가 없어

그의 입만 쳐다보다가 말았지만 외씨의 묘한 심정의 변화에

동내 아낙들은 어찌 생각할른지

소문도 나기전에 궁금증이 앞섭니다

 

 

경주 대릉원의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