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 4년전의 일인데 까마득한 옛일처럼 멀어요
불국사에서 숙소를 내주는 바람에 얼씨구나 좋아했지요
밤이되면 절간은 쥐죽은 듯 고요해요
밤공기의 청량이 나를 들뜨게 한 것 같습니다
일행중에 예쁜처자가 한명 있었는데 아마도 비슷한 정감에 취해
아쉬움을 달래려듯 마루에 걸터앉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지요
한시간 가량 흐른 것 같아요
"당신들 뭐하는 사람들이야 잠을 자려 왔으면 잠을 자야지
왜 시끄럽게 떠들어 빨리 자"
남녀의 소근대는 소리에 잠 못든 젊은 중 핏대를 세웁니다
큰죄를 지은양 찍소리 못하고 죄송하다고 빌고는 방에 들어갔지요
곰곰히 생각하니 부아가 나요
법정은 묵언수행 중 젊은 남녀가 코앞 마당에서
무려 두시간을 시시닥대는데 화가 목구녕까지 올랐으나
한 순간 이것도 부처님의 시험이려니하는 생각에 미치자
마음의 평정이 왔다던데
이놈의 젊은 중 참 싸가지 없는 놈일세?
역시 세계문화유산답게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돌계단 측면을 배경으로 외국인이 사진을 번갈아 찍더니
내게 소형카메라를 내밀며 부탁을 해요
"어디서 왔어요?"
"중국요"
"중국 어디서요?"
"산동에서 유학왔어요"
"어느 학교에 다니나요?"
"충주대학에요"
내카메라로 몇컷을 찍어 이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하니 고맙다고 합니다
불국사
우리민족은 돌을 다룰 줄 알아요
문명은 돌로부터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막쌓은 듯 정교하게 돌을 올리고
그위에 날렵한 목조건물을 지었습니다
오밀조밀한 구조에 이방인들의 눈이 휘둥글해 집니다
아! 아침을 굶었구나
해가 중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