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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2

jaye syo 2006. 7. 19. 00:27

"까졌어요"

"까졌다고 하지마 아까 까졌어"

"아녜요 뜨거운걸 너무 급하게 먹었나봐요"

 

낮에 먹던 탕이 남아 물을 더 붇고

우리밀라면을 끓여

"아마 라면중에 가장 비싼 라면일거야"

하면서 젊은 과장 부지런히 먹더니만

막판에 수저를 딱 멈추기에 사장님 한마디 하신다

"왜 갑자기 전투력이 저하되셨나?"

입안이 다 까졌단다

 

강남에 사시는 김선생

전번에 보내준 홍어를 너무도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를 하니

지난 토요일 또 보내왔다

"요번엔 아주 폭 삭은 것이라 바로 드셔야 돼요"

"아 예 고맙습니다"

바쁘다보니 시기를 놓쳤다

오늘 점심에 미나리를 사다가 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코를 쏠 정도로 맵다

나만 입안이 까진줄 알고 잠자코 있었는데

젊은 과장 빼놓고 다 까졌던 모양이다

 

동내 오래된 목욕탕

교정을 보느라 종일 꼼짝없이 앉아있었더니 몸이 가볍지않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어깨를 푼다

맥없이 틀어놓은 티비에서는 온통 물난리다

목욕탕주인 왈

"오는김에 아예 한 1000미리 정도 더 내렸으면 좋겠어요"

"예에? 아니 왜요?"

"있는 놈이고 없는 놈이고 뒈질놈은 다 뒈지게요"

뭔 억하심정이람

수해로 죽을똥 살똥 고생하는 사람들이 티비화면에 그득한데

비 더 오라고 더 와야한다고 농 삼아 떠들어 댄다

급기야 부정을 저질러 축재한 놈들

벌금형 판결을 때리고 그 벌금 받아내지도 못한다고 성토한다

징역형도 슬그머니 풀더란다

전두환이가 등장하고... 전재산 29만원밖에 없다더란다

"그놈은 기름에 튀겨 죽여야해요 아 그놈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데"

비오는 날

물난리가 목욕탕주인의 심기를 몹시 흐트렸나보다

 

그놈의 홍어 때문에 혓바닥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