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생긴 거대한 나무를
뛰어난 목수들이 외면하며 쓸모없이 크기만 하다고
투덜대는 것을 본 장자는 혀를 찹니다
마당에 밭을 일구고 종로5가 종묘상에서
상추씨를 사다가 그냥 훌훌 뿌리고 흙을 흐트러 놓아요
연약한 떡잎을 조밀하게 피우더니
서너번 비를 맞고는 어지럽게 자랐습니다
솎아내서 쌈을 먹는데
너무 연하고 맛있어요
한평 정도의 푸실푸실한 땅
똑 같은 조건일텐데 들쭉날쭉 자랍니다
솎을 때 실하고 큰놈을 먼저 뽑아요
곧고 실하고 보기좋게 자란 나무가 먼저 도끼질을 당한다고
채소에 불과한 상추도 예외가 아님을 실감합니다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군요
어려서부터 뛰어나면 대부분 주위에서 견제를 합니다
반면에 있는 듯 없는 듯 꾸준히 정진하면
저 산목처럼 하늘이 주신 수명을 다 누리며 우뚝 설 수 있겠지요
조기교육에 올인하는 엄마들이 걱정입니다
그 옛날 장자도 오늘날의 우려를 예견이나 한 것처럼
인간의 조급함을 비웃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