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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

jaye syo 2006. 6. 7. 23:56

4일 일요일 시골에 농사일을 도우려 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꼬여 불발로 그치고 말았지요

6일 현충일날이라도 하루쯤은 일손을 보태야겠기에

미리 전화를 해 두고는 정시 퇴근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아1 이게 웬일이랍니까?

미적미적하다가 그만 딱 걸려들어 밤을 꼴딱 새고 말았어요

종료시간을 보니 6일 새벽 5시예요

망설였지요

집엘 잠시 들리면 그냥 쓰려질 것 같고

그대로 시골엘 가자니 중간에 몹시 졸리울 것 같기도 하고

약속이란 것이 무섭습니다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한남대교를 건넙니다

결국 졸음을 못 견디고 옥천휴게소에서 시트를 뒤로 제껴 한시간을 잤어요

해뜨기전에 일을 시작해야 무더위를 피하면서

효율을 더 높이고 새벽의 상쾌함을 맛볼 수 있는 것인데

눈을 떠보니 벌써 햇님이 지긋이 나무랍니다

속으로 참 한심한 일이라고 자책하며 부지런히 서둘렀지요

 

농사일이란게 생각보다 무지 힘들더군요

회사에 젊은 과장의 말이 실감납니다

일에서건 싸움질에서건 쪽수가 많아야 유리하다구요

젊은이들 다 어디로 증발했는지 중늙은이 이상의 사람들만

그나마 필요의 숫자도 채우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습니다

날밤을 홀랑 새고서 일을 하려니 이게 제대로 되겠어요?

참 억지로 흉내만 내다가 왔지요

 

꿩이며 온갖 잡새들이 울어댑니다

땀은 범벅이구요

와중에도 그 놈의 새소리에 그 옛날 성균관유생이 우스개로 읊었다는

황조가가 떠오릅니다

 

끽끽대는 저 씹새 암수 서로 얄밉구나로 시작하여

나는 언제 님을 만나 저리도 끽끽댈꼬로 맺는........

 

집에 와서 뻣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