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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jaye syo 2006. 5. 7. 21:35

해남 윤선도의 자취를 살펴 봅니다

몇해전 어수선하던 분위기가 말끔하게 정리되었군요

복원된 사랑채가 좀 어색하게 낯설어요

목재의 짜맞춤에 서투름이 눈에 띄여 그렇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몸둥이가 흐트러짐없이 뚝뚝 떨어졌음에도 자태를 곱게 지닌

동백꽃을 몇송이 주어들고는 한참을 들여다보며

윤선도의 삶을 잠시 추측했어요

주변 경관을 벗삼을 수밖에 없었던 그의 행적이

저 동백처럼 아름답기만 했을까?

 

목포의 명물 전복죽이 기다립니다

이동중인 봉고버스에서 즉석 문제를 내는군요

윤선도의 외로움의 산물인 오우가중에서 그의 친구를 알아맞추는 거라며

한사람씩 지정해서 해학적인 힌트와 더불어 .......

만일 못 맞추면 전복은 고사하고 저녁밥을 굶는다나요?

 

떠나기전 전화로 미리 준비시켜 망정이지

정말로 쫄쫄 굶을 뻔했지요

서울로 가는 8시 40분 케이티엑스기차를 타야하는데 

8시에 목포 전복요리집에 도착했거든요 

불판에 잔자갈을 깔고 전복을 통째로 구워 냅니다

큼직하게 가위로 뚝뚝 잘라 참기름에 찍어 입안 가득 오물오물 씹어요

참 연하고 고소합니다

이 맛을 음미할 시간없이 후딱 먹어치우다니 ....

이어 뚝배기에 가득 뜨거운 죽이 나와요

나도 처음이지만 서울에서 온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 졌지요

그간에 먹었던 전복죽이 가짜였나 싶었습니다

불과 20여분만에 뚝딱 만찬을 만끽 합니다

약간의 걱정도 됩니다만 쌩날것이 아니라서 그나마 안심입니다

하여간 배가 땡땡하도록 전복을 먹고 목포역에서 기차를 탔지요

 

서울에 도착하니 비가 말끔히 개여 하늘에 별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