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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를 걷다

jaye syo 2006. 4. 26. 19:08

 

전화요금을 내려고 종로로 향합니다

온통 하늘이 뿌옇군요

5가에 있는 시계골목에서 사계줄을 고치고

세운상가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사람이 다니라는 인도엔 벼라별 노점상들이 점령하고는

행인의 쌈지돈을 호시탐탐 노립니다

신개발품 다이아몬드 숫돌이 나왔군요

칼이며 가위며 심지어 그 단단하다는 예취기날까지

물기없이 슬쩍 문질러주기만 하면 날이선다고 예의 시범을 보입니다

음반 디비디 시디등을 수북히 쌓아놓고

옛날에 날리던 구형 카메라들이 좌판에 가득합니다

만물상이 따로 없음이지요 

3가에서 신호대기 중 서울극장 포스터를 훌터보고

종각을 향해 직진을 하며 우리은행 간판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네요

2가에서는 시네코아도 힐끔 보아요

아! 경영난에 그만 문을 닫는다고 하는군요

언젠가 도부장이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오픈하면서 관객이 줄었다고 하더니만

그리고 그 대안으로 전용 코메디극장과 예술영화관으로 전환을 모색한다더니

그나마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광화문사거리에 가까울수록 노점상이 뜸해지고

꽉 메워졌던 인파도 헐렁해져요

우체국 근처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넙니다

목적지 교보에 다 왔네요

12번 코너에서 미리 주문했던 근세한일외교비사를 사가지고

종각역에서 전철을 타요

5가에서 내려 이번엔 동대문 쪽으로 걷습니다

이곳엔 식물원이 인도를 점령했지요

각종 화초에 과일나무 분재 종묘상들이 늘비합니다

들깨 씨앗 한 봉지와 적상추 씨앗 한봉지 그리고 고추모종 열개를 사요

옛부터 서점가인 6가에서 충신시장쪽으로 터덜거리며 걷다가

자주가는 우리은행에 잠깐 들러 십만원권 수표 한장을 뽑아요

낼모래 오신다는 그에게 여비라도 건네려구요

종로복판에 조그마한 밭을 일구어

씨앗을 뿌리고 고추를 심습니다

 

잘 심어진 것 같은데 흐리기만 하고 비는 오지 않으려나?

 

방통대 마당에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