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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감정

jaye syo 2021. 11. 19. 23:07

비오는 날 마로니에공원

연애의 감정이 처음 시작된 때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사춘기의 출발점인 십칠팔 세쯤일까?

 

- 정년아!

- 정년이 뭐예요 정연예요 정연. 

- 그래? 정년아!

- 지금 장난치시는 거지요?

 

눈을 흘기면서도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알 수 없는 번호가 뜨면서 생소한 목소리가 들린다.

 

- 저 정연이예요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이지요?

- 어 그래 그동안 잘 있었냐? 그런데 웬일이냐?

- 시간 되시면 한번 봬요 저녁 사드릴께요.

 

- 너는 직장생활을 해도 잘할 것 같다.

- 왜요?

- 이름이 좋아서.

- 네에?

- 이름이 정년이 아니냐 그러니 정년퇴직은 보장되는 거지.

- 정년이 아니라 정연예요 정여~언.

 

화를 내며 불평을 했으나

그래도 늘 정년아 정년아 불러댔다.

시집을 간다고 청첩장을 받았는데 그때가 벌써 이십여 년이 지났네?

얘가 대체 뭔 일이 있어 번호는 어떻게 알아가지고 전화를 했을까?

 

사귀고 있는 남자애가 그렇게 좋단다.

몇몇 남자애들을 사귀어 봤지만 이런 감정은 처음이란다.

그러면서 환하게 웃는 낯으로 시집을 갔다.

그리고 점점 뜸해지다가 잊혀지다시피 멀어지고 말았는데

그렇게 즐거워하던 그 연애의 감정이 궁금하기도 하다.

 

전화 한 통이 오래된 기억을 끌어내기도 하네?

얘가 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