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니제티의 돈 파스콸레를 감상하는데
마지막 노리나의 노래는 쓸쓸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노인은 결혼하는게 아니란다.
노인이 젊은 여자와 결혼하면 불행하단다.
젊은 날의 환상을 그려보지만 공염불이란다.
역시 젊음은 끼리끼리 죽이맞는다.
과욕은 노인의 인생에서 놓치기 아까운 마지막 유혹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감상하였는데
질다를 유혹하는 만토바공작은 화려한 말솜씨로
어리고 순결한 마음을 한껏 흔들어 놓는다.
사랑을 찬양하면서 사랑은 인생의 지고한 그 무엇보다도 위대하단다.
사랑은 권력도 무릎을 꿇린다고 노래한다.
일단 여자를 취하고 나면 헌신짝처럼 버리고 외면하면서
사랑을 얻기위해서는 온갖 사탕발림을 서슴치않는다.
감악산 친구는 오늘도 예쁜과부를 그리고 있을까?
녀석의 농담은 멀고 먼 하늘님의 소망?
이제는 젊은 날의 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대가 공염불이란 걸
녀석은 꿰뚫고 있는 것 같다.
그의 헛헛한 웃음이 그러하다.
공염불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