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이 없어졌어요.
몸과 마음이 다 쇠했나 봐요.
멀리 계신 님이 더 보고싶어 지네요.
손녀가 오페라 무대에 선다고 해서 롯데콘서트홀에 갔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출난 면들이 참 많습니다.
기악은 물론이고 성악에서도 그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되는군요.
투란도트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거예요.
공연이 끝나고 저녁을 먹는 중에 손녀의 질문이 시작되었는데
아이들의 역활이라는 것이 오페라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무대에서의 단순한 행동만을 연습시켜 출연하게 하는가 봅니다.
"내용이 뭐예요?"
"무슨 내용? 투란도트 내용?"
"예"
"..........."
손녀에게 오페라 한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지요.
중간 중간에 납득이 안되는 부분은 다시 묻기도 하고
아무런 표정없이 다 듣고나서 이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떡입니다.
오페라를 그렇게 열심히 감상한 것이
오늘 손녀를 위해 그러한 것 같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웃습니다.
새벽잠이 달아나니 쓸데없는 잡념들이 설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