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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이빨

jaye syo 2017. 5. 7. 23:19

오랜만의 지방 나들이는 기대를 부풀게 합니다.

더군다나 전주.

맛집이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


점심은 한식으로 전주의 맛을 살짝 보았습니다.

오후들어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4월 달이었으니 아직 추위가 남아 기분이 착 가라앉을 정도로 아주 적당히 싸늘해서

저녁은 연포탕으로 훈훈하게 먹기로 했지요.


상호가 전라ㅇㅇㅇ이라던가?

미리 연락을 취해 상차림을 보기좋게 준비해 놓았네요.

특별히 준비한 문어와 낙지를 대령하고 낙지만의 연포탕을 하는 것보다는

문어를 먼저 살짝 익혀 드신다음 낙지를 드시면 더 좋다고 주인은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너무도 쌩쌩하게 살아있는 문어를 직접 보니까 식탐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더군요.


일생일대의 대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잘익은 문어다리부터 가위로 먹기좋게 잘라 접시에 담아주기에 기름장에 찍어 맛을 봅니다.

졸깃한게 우중충한 날씨에 어울리는 묘한 맛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몸통만을 남기고 디리가 모아지는 부분까지 잘게 잘라 맛을 음미합니다.

한입넣어 질겅 씹는데 무언가 딱딱한 것이 걸려 거의 기절할 정도로 잇몸이 찌릿하더니

국물만 닿아도 머리끝이 쭈삣할 지경으로 지독한 자극에 참을 수없더군요.


집에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어 밤새 잘 달랬더니 참을 만하여 칫과치료를 미루었는데

별일없이 아물 것 같았던 어금니가 두동강이 나서 한쪽이 따로 놀고 있네요.

내일은 만사 제치고 치과엘 가야겠어요.


대체 음식에 무엇이 있었길래 잇빨이 두동강 나도록 만들었을까?

젊은 과장은 "문어이빨을 씹으셨네요" 라고 말합니다.

문어요리를 할때는 반드시 문어이빨을 제거하고 요리를 해야한다며

문어이빨은 좀체 깨지지도 않으면서 단단하여 매우 위험하다네요.

낙지나 오징어 이빨은 비교가 안된다나요?


전주에서 이름난 맛집이라고?

문어이빨 조심하세요.

다시는 가고싶지않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