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인류에게 희망과 갈등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다.
나부코는 이스라엘을 침공하여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켜 노예로 삼아버린다.
성서에는 느부갓네살에게 잡혀가서 약 오십년을 바빌론의 포로로서 핍박을 받으며 고난을 겪었다고 쓰여있다.
그 후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고레스가 바빌론을 멸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켰다나?
선지자 자카리스는 바빌론의 공주 페네나를 사로잡았다며 나부코의 침공에 대비하여 인질로 삼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이스마엘에게 페네나를 넘겨 관리하게 하는데
이들은 민족과 종교를 뛰어넘어 이미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이다.
나부코는 나비게일레를 앞세워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나비게일레는 짝사랑하는 이스마엘의 사랑을 얻으려 백성을 살리려면 나에게 오라 호소하지만
속마음은 동생이자 사랑의 경쟁자인 페네나를 죽여 후환의 싹을 없애려 한다.
페네나는 사랑하는 이스마엘을 따라 바알신을 버리고 이스라엘의 신을 섬기며 스스로 유대인이라 말한다.
바빌론의 제사장은 이스라엘민족에 관대한 나부코와 페네나를 밀어내고 나비게일레를 왕으로 추대하는데
나비게일레는 노예출신으로 나부코가 입양하여 딸처럼 키운 천한 신분의 고아였다.
분노한 나부코는 바알신은 백성으로 하여금 반역하게 하였고 이스라엘의 신은 이미 나에게 패하였다며
나야말로 위대한 신이라고 선언하면서 너희 모두는 나를 숭배하라 명령는데
선지자 자카리스는 교만한 나부코에게 신의 징벌이 있을 것이라며 저주한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실신했다가 깨어난 나부코는 실성하고 만다.
기회를 잡은 아비게일레는 왕으로 추대되어 이스라엘 백성을 더욱 핍박하고 선지자와 페네나를 죽이려 한다.
이때 그 유명한 노예들의 합창이 울려퍼진다.
광야를 헤매이던 나부코는 이스라엘 신에게 기도하며 정신을 되찾는데
충성스런 부하들의 도움으로 왕권을 회복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도 좋다며 관용을 베푼다.
병이 든 나비게일레는 지난일을 후회하며 페네나와 이스마엘의 사랑을 축복하고 나부코의 품에서 죽는다.
선지자 자카리스는 니부코에게 그대가 이스라엘의 신을 섬긴다면 위대한 왕이 될 것이다 예언하면서 막이 내린다.
오스트리아제국의 지배하에서 신음하던 이탈리아의 현실을 음악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제시하려했던
젊은 베르디는 나부코를 작곡하며 종교의 힘을 중심축으로 민족의 화합을 강하게 원했다.
성서에 나타난 유대인 바빌론 유치의 약 오십년간의 고난의 역사를 한 세대에 우그려 넣어
나부코를 매개로 종교의 통합과 민족의 통합을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베르디는 이 작품으로 일약 최고의 작곡가로 부상한다.
상념이여
금빛날개를 타고 날아가라
가서 비탈과
언덕에서 쉬어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조국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요단강과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게 인사해다오
오! 아름다운
빼앗긴 조국이여!
오! 소중하고 절망스런
기억들이여!
선지자들의 황금하프는
왜 버드나무에 걸려
침묵하고 있는가?
우리의 기억을 상기해다오
기나긴 시절을 이야기해다오
예루살렘의 운명을
상기시켜다오
그 슬픔과 고통을
애도하도록!
주님께 고통을 견딜
용기를 주시라고
고통을 견딜
용기를 주시리라
고통을 견딜
용기를 주시리라
이스라엘 노예들의 고향에 대한 간절함이 가득한 합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