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판악에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요런 그림판이 나오는군요.
고도 표지판도 숨어있어요.
친절하게도 앉음뱅이 대숲이 빽빽한 산길에 그림판은 내가 지금 어디쯤 올라가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부지런히 올라가야 했어요.
정상에서 머물러야 할 시간이 오후 2시까지라는군요.
드디어 천오백미터.
붉은 열매가 눈길을 잡습니다.
이쯤에서 진이 빠져나갈 정도로 지쳤지요.
저 구상나무 숲은 태반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사가 너무 심하다 싶어 마음이 짠했습니다.
거의 다 올라왔어요.
정상이 가까이 보입니다.
군인들의 혹독한 훈련이 겹친 날이었어요.
요거 보려고 기진맥진 기를 쓰고 올라왔지요.
저 아래 제주시가 보입니다.
한 순간에 구름이 몰려오기도 하네요.
지난 10월 30일에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