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고궁음악회

jaye syo 2016. 10. 3. 19:13

창경궁 야간개방이라며

10분만에 매진되는 인터넷 예매에 성공했다고 딸은 꼭 아빠에게 구경시켜주려했으니까 시간 딱 맞춰 창경궁으로 오라는 전갈입니다.

그거 보나마나 뻔한거 아냐? 했더니 글쎄 아무소리 말고 나오라고 윽박지르듯 합니다.

그래 오랜만에 창경궁의 밤풍경이나 봐야겠다싶어 일단 그러마 수락했지요.


통명전앞 마당에 의자를 쫙 깔아놓고 8시부터 음악회가 열린다는군요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혹 빈좌석이라도 남아있으려나 공연장소로 갔습니다

빈좌석이 없어 옆으로 길게 난 돌난간에 걸터앉아 기다리는데

성능좋은 오디오앰프를 통해 국악의 예쁜선율이 쩌렁울리면서 퍼져나갑니다.


고궁의 고요한 밤풍경에 시끄러운 앰프시설이라니....

아니나 다를까

장대건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실력자인데 그 고운 기타음을 다 놓치고 말았지요.

음악이 아니라 소음덩어리였습니다.

숲에 둘러쳐진 적막한 궁궐에서 마당을 좁히고 좁혀서

앰프시설없이 악기의 원 음색을 그대로 접했다면 내마음은 꿈을 꾸는 듯한 환상을 느꼈을 거예요.

연주실력이 탁월했거든요.

그러나 그만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도저히 저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획이라는게 정말 전문가의 부재를 통감하게 합니다

이 고궁음악회는 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