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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jaye syo 2016. 1. 9. 00:25

- 뭇 사람들의 분노보다 당신의 동정심이 더 두렵소 -

 

아마도 오랜만에 시골 고향을 방문했을 스무살무렵 때가 아닌가 추측된다.

아니 십대 후반일지도 모르겠다.

국민학교(초등학교)를 같이 다녔다는 시골 고향 처자들이 반갑게 아는 척을 하여

기억도 가물하지만 아 그랬구나 속으로 되뇌이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때 시골에 사는 사촌에게 주소를 탐문하여 유난히 반가운 표정이었던 한 처자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지금은 까마득하여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정말 가물하다만

예의상 답장을 한 것 같은데 그 반갑지않은 처자의 편지는 계속 왔고 몇 달 동안 나는 골머리를 앓았다.

 

라마데스는 암네리스가 그렇게도 싫었을까?

그렇게 자기를 싫어하는 라마데스를 일편단심 사랑하여 끝까지 매달리는 암네리스는 설마 스토커?

 

남녀간의 사랑에도 다양한 층차가 있다더니 분명한 호오가 아주 오래전부터 전래되었나 보다.

 

그 옛날 그 처자는 내게 얼마나 저주를 퍼부으며 이를 갈았을까? 

 

아이다 라스칼라를 메가박스에서 감상하며

제발 내게 돌아오라는 암네리스를 향해 "나를 죽이려는 인간들의 분노보댜 당신의 동정심이 더 두렵다"고 말하는 라마데스는

대놓고 "네게 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오히려 조롱하는 것 같아

젊은 시절 내게 수없이 편지를 보냈던 처자의 아련한 표정이 떠올라 내 미숙한 행동이 저러했을까 가슴이 뜨끔하다.

 

사랑은 다양한 패턴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마약과 같은 것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