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별 인간이 다 와요.
- 오십대 후반의 인간들은 다 죽어 없어져야해요.(진보성향의 안주인의 표현이 극단적이다)
훌륭한 맛을 내는 아름다운 식당의 안주인은 종종 말을 건넵니다.
일상의 단조로운 식단은 가끔 다양하고 화려한 맛을 제공하는 단골 음식점을 찾게 합니다.
아! ~ 세월호 1주기가 되었어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음식점 안주인은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단골손님이 아주 많이 찾는다고 늘 고마워하는 눈치입니다.
엇그제에는 자주 찾아오는 품위가 단정한 귀부인께서 친구들과 밥을 드시러 왔다네요.
가족들과 왔을 때와는 달리 다소 수다를 떨었다는데 그 수다의 중심에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회장이 있어 얼떨결에 엿듣게 되었대요.
"죽을려면 혼자 곱게 죽지 왜 여러 사람 끌어들여 꼭 물귀신처럼 죽을게 뭐야"
말 뽄새부터가 귀에 거슬리드래요.
여러 부인들 중에 누가 저런 소리를 하나 했더니
그 자주 오는 점잖은 귀부인의 수다인지라 한편 놀랍고 뭔가 잘못 들었나 자기 귀를 의심했대요.
그 귀부인의 남편이 현직 대법관이고 아들이 판사이고 며느리가 변호사라고 부연설명합니다.
- 그래도 뭔가 억울함이 있어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항변한 것은 아닐까요?
평소 친분이 쌓여 이렇게 슬쩍 말참견을 해봤대요.
그랬더니 대뜸
"성완종이는 노무현이와 똑같은 사람예요"
하드래요. 그래서
- 아니 어떻게 똑같아요?
하고 되물으니
"노무현이와 성완종이는 빨갱이예요"
기가 탁 막히더랍니다.
음식점 안주인은 "빨갱이"라는 말에 아뭇소리 못하고 스스로 혀를 찼다네요.
요즘은 가장 무서운 것이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승전빨이래요.
이른 아침 출근시간 전철에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보기 드물게 젊은 여성들이 신문을 읽고 있어요.
성완종 이완구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난 경향신문을 들고 있는 거예요.
세대차이가 극과 극으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기득권의 저 부잣집 귀부인의 지독한 편견을 어찌해야 좋을는지.....
하늘님 부디 굽어 살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