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 주제페 베르디
지휘: 다니엘 바렌보임
연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무대감독: 필립 슈톨츨
베를린국립오페라
루나백작: 플라시도 도밍고
레오노라: 안나 네트렙코
만리코: 가스통 리베로
아주체나: 마리나 프루덴스카야
다섯번이나 보았지요
아니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까지 친다면 여섯번을 본셈인데
연출은 다르지만 주역중의 두사람인 루나백작과 레오노라역은 도밍고와 네트렙코가 똑같이 출연하였습니다
그래서 또한 비교가 되기도 했고 우리 나이로 74세의 노인이 된 도밍고가 노익장을 만천하에 과시한 공연이기도 했습니다
안나의 노래는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덜익은 듯한 과장된 모습의 연속이라며 맨처음 관람에서 오해를 했고
또 도밍고의 투혼이 엿보이는 가창에서는 아 저 노인 참으로 대단하다 감탄을 연발하였지요
같은 작품을 연속으로 다섯번을 보니까 안나의 훌륭한 가창이 드러나며 더욱 완숙해진 연륜이 보이고
저 노익장의 투혼에서는 숨이차서 씩씩거리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도밍고는 젊은 시절에 테너로 전세계 오페라계를 주름잡았고 이 작품의 만리코역으로도 대단한 호평을 받았는데
나이도 나이인 만큼 목소리의 톤을 한단계 낮춰 바리톤으로 루나백작역을 젊은 성악가 못지않게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이지요
가스통의 노래는 감미롭습니다만 귀에 익어서 그런가 파바로티의 수준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마리나의 아주체나는 너무나 어울리는 역이었어요
노래도 그러하고 그 섬뜩한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연출이 뛰어났지요
다니엘도 슈타츠카펠레도 돋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