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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민심

jaye syo 2014. 8. 28. 00:54

아침 일찍 병아리 모이를 잘게 썰어 준비하는 중에 어디선가 애닲은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리저리 귀를 기울이다가 거의 밀폐된 창고쪽에서 들려오는 것 같아 일단 병아리 모이를 주고나서

모퉁이를 돌아 창고문을 살그머니 열어보니 이제 막 어미젖을 뗀 비썩마른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문간에 웅끄리고 있다

어디로 들어왔을까?

일단 밖으로 유도하여 내보내려는데 오히려 안쪽으로 파고들어 손이 닿지않는 구석에 쑤셔박혀 숨어버렸다

시간이 지나면 나오겠지 ....

두어시간 흐른뒤 창고엘 다시 가보았지만 새끼 고양이는 요지부동 꼼짝을 않는 눈치다

아예 기척도 없다

쌓여있는 박스 몇개를 치우고 고양이의 자취를 살피는데 아주 좁은 틈바구니에 대가리를 처박고 꼼짝을 않는다

고양이의 순간적인 기습공격을 방어하려면 꼬랑지를 잡고 거꾸로 들어내는 것이 상책이다

섣부르게 몸통을 안아 들어내려다가는 잔뜩 긴장한 야생 고양이의 날카로운 발톱에 글키기 십상이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기도 힘든 상태의 뼈만 앙상한 고양이 새끼를 측은하게 여겨

이놈을 풀어놓고 참치라도 한캔 따서 먹여야겠구나 작정하고

꼬랑지를 잡아 바둥대는 고양이를 들고 마당에 나타나는 순간 우리집 닭들은 난리가 났다

 

참 인간의 호기심이란 끝간데를 모른다

아니 이 조그마한 새끼 고양이가 그렇게 공포스러운 천적이란 말인가?

고양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조건 어두운 곳으로 숨으려는 본능에 닭장의 철망을 기어오르는데

아 우리집 닭들은 크든 작든 공포에 사로잡혀 괴성을 지르며 날뛰고 평온하던 닭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병아리들은 태어나서 고양이를 거의 한번도 가까이 본적이 없는데도

새끼 고양이의 출연에 멘탈붕괴가 되었다

큰닭들이 더 웃긴다

한놈도 예외없이 도망가기 바쁘다

 

유족에게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이나 우리의 문제의 본질은 세월호가 아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저 고양이 새끼처럼 온 국민에게 공포를 조장하는데도 우리는 저 닭만큼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는게 더 심각한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참으로 대단하다

지난번엔 희대의 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뽑고 이번에는 그것도 부족해서 천하의 바보를 또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 업보가 너무도 처참하다

 

우리집 닭들은 비썩마른 새끼 고양이를 보고 도망가기에 바쁘다

바보를 뽑아놓고 책임을 바보에게 묻는 꼬라지가 더 비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