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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음악회

jaye syo 2014. 1. 7. 00:16

메가박스

빈필과 베를린필의 신년음악회를 여럿이 같이 보았다

물론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분위기를 쫓아 휩쓸린 사람도 있었지만

빈필을 먼저 보고 그 화려한 공연장과 왈츠와 폴카 일색의 선곡으로 일단 선율이 친숙하여 모두 열광하며 좋아했다

베를린필의 공연은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을 필두로 쇼스타코비치 하차투리안 브람스의 음악을

레틀은 정교하게 풀어내며 깊은 교감을 유도하듯 섬세한 울림으로 연주를 일관한다

 

"저는 빈필의 음악이 좋았어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일행중 한분이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이선생에게 말을 건네며 은근히 동의를 구하는 것 같았다

"똑 같지요 뭐"

조금 귀찮은 듯한 이선생의 댓구다

"공연장의 분위기도 장미꽃으로 멋지게 장식하고 음악도 친숙하여 저는 빈필이 더 좋아요"

아 이분은 아직은 클래식음악에 대한 소양이 초보수준이구나

그래도 용감하다

멋진 음악을 새해 벽두부터 접하고 뿌듯하게 폼잡는 무리에 섞여 빈필의 우아함을 느낀 그대로 당당하게 발설하고 있으니 말이다

빈필은 신년음악회에 특별히 공을 들인다

 

랑랑의 연주는 신들린 무당을 연상케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러한 힘이 나올 수 있을까?

"저 곡을 여류 피아니스트가 연주 할수도 있나요?"

용감하신분의 질문이다

"아 그러믄요"

이선생은 친절도 하다

"여성은 체력이 못미칠 것 같아서요"

"아르헤리치 같은 분은 연주하고도 남을 걸요?"

"아르헤리치가 누구예요?"

"............"

이선생은 그윽하게 용감한분을 응시하고 말문을 닫았다

 

음악회를 잘 보고 맥주 한잔을 하면서도 더 이상 음악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랑랑은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