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길러보아야만 안다
그 오묘한 닭똥 냄새
귀한 손님이 오셨다
버스를 타고 오셨다는 말씀에
가실때는 모셔다 드려야 했다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손님을 태우고 얼마 안 가
그 오묘한 쿠린내가 솔솔 피어오른다
아 내가 닭똥을 밟았나 보다
이게 대체 어디서 나는가
손님을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내내
냄새의 근원에 대한
풀리지않는 의혹이 가득했다
책상에 앉아 한손으로 턱을 괴고
골돌이 생각에 잠겼다
또 그 오묘한 닭똥냄새가 풍긴다
콧구멍이 옷소매에 가까웠을 때
어 ???
보이지않는 사각지대쪽으로
희미한 닭똥의 흔적이 있다
물수건으로 닦고 또 닦고
냄새가 지워질때까지
반복해서 빡빡 문질러 댔다
그래도 냄새의 잔해가 남았는지
예민한 코의 감지력은
방사능 탐지기보다도 더 예리하게
잔존의 닭똥냄새를 잡아낸다
아 팔의 자연스런 운동방향은
옆구리와 한쪽 앞면에
슬쩍 닭똥을 묻혀 놓았다
또 물수건으로 반복하여 닦아냈다
냄새가 없어질때까지 빡빡 문질렀다
아침에 닭장을 청소하다가
금방 싸논 똥이 옷소매에 튀었는데
보이지않는 곳이라서
까마득히 몰랐다
박근혜의 독재는
꼭 닭똥처럼 은밀하다
솔깃했던 수많은 공약들을
하나씩 뒤집더니
일년이 지난 지금은
전혀 뜻밖인 독주와 독단의 일색이다
지우고 싶다
지우고 싶다
지우고 싶다
독재에 오염을
닭똥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