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야
며칠전 꿈에서 너는 편치않더라
꿈은 현실과 반대라는 세속의 통설을
너의 안녕을 바라는 간절함만큼이나 믿고 싶구나
율곡은 성과 속의 경지를
나 같은 바보를 위해
저 높고 험한 절경의 태산에 비유하여
올라보지도 않고 정상을 읊조리는 거라고 하더라
아 다행이게도
2000년 어느날 태산 정상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고 으쓱였더니
그러면 해가 지는 황홀함은 못보았겠군 하더라
말문이 막혔어
어제는 오델로를 보았지
이아고의 간계로 예쁘고 정숙한 데스데모나는
바보 오델로에게 무참한 죽임을 당했어
지하철 3호선은 압구정에서 지상으로 나와
한강을 건너고 약수에서 다시 지하로 내려갔지
달 없는 칠흑의 어둠속
올림픽대로에는 무수한 핏방울을 뿌리며
간악한 인간의 저주처럼
자동차들 강가에 늘어져 오가더라
창밖으로 펼쳐지는
한강의 야경은 도탄지옥의 아름다움이었어
대한민국 헌정의 정통성을 위해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하겠다
만약에 이러한 용단을 내린다면
그녀는 성인의 반열에 동참할 기회를 얻을 것인데 ...
그녀옆에는 이아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그 표정이 심히 안녕치 못하네?
정희야
설마 아픈 것은 아니지?
공자의 말씀에 德不孤 必有隣이라니까
너무 외로워 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