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을 아직까지 나뭇잎을 떨구지 못하고 가을의 미련을 간직한 애처로운 이 단풍나무가 늘 반깁니다
며칠전의 모습이었지요
햇살을 받으면 그 색깔이 묘하게 반짝입니다
오늘은 아파트 현관을 나서며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제 저녘 늦게까지 눈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하였으니까요
내가 사는 아파트에 가장 많이 내렸습니다
녹기도 하면서 쌓인 것 같아요
조심스럽군요
바람에 나무에 걸쳤던 눈들이 한꺼번에 날리기도 하였지요
하늘은 그 청아함이 매력적이었어요
신이 강림하는 것은 아닐까?
도봉산은 변화무쌍합니다
마로니에공원도 눈밭으로 백색마당이 되었네요
오늘도 중고생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어 눈밭이 분주합니다
눈은 이들을 더 들뜨게 하는 모양입니다
조각품이라서 다행이지요
아마 땡땡 얼었을 거예요
늘 반기던 나무는 이렇게 밤새 눈을 맞았군요
밤에 몰래 내린눈 때문에
먼 중국에서 넘어 온 황사며
중금속 미세먼지가
온데 간데 없이
하얗게 뭉친 솜털구름만
파란 하늘에 둥둥 떴다가
우체국 다녀오는 동안
낙산 꼭데기에 미끌려
꿈속의 내님처럼
흔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