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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쟁이 딸

jaye syo 2013. 11. 21. 21:47

날씨가 제법 매서워지고 있다

아침 풍경은 건조한 겨울을 연상케하는 청명함이 마로니에공원을 감싸아서

며칠전 비바람에 낙엽을 다 떨궈낸 커다란 나무는 모임에 동원된 아이들 만큼이나 춥다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8시에 상영하는 로열발레를 보아야 하는데 시간이 날지 모르겠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놓치고서 얼마나 후회를 하였는지 .......

 

우여곡절 끝에 7시 30분경 동대문 메가박스에 도착하여 티켓을 샀다

 

고집쟁이 딸

안무 : 프레드릭 애쉬톤

음악 : 페르디낭 헤롤드

리즈 : 로베르타 마르케즈

콜라스 : 스티븐 맥레이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키스트라

 

음악은 생소하다

농촌에서 일어나는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아주 코믹하게 춤으로 펼쳐낸다

한마리의 숫닭과 네마리의 암닭으로 분장한 발레리나들의 닭춤은

아마도 닭을 길러본 사람이나 이해하고 공감하지 않을까 웃음을 참아내며 그 동작을 살핀다

부자집에 시집보내려는 엄마의 일방적인 강요

평법한 동내 총각을 사랑하는 딸

이들의 사랑을 십분 이해하고 도와주는 동내 사람들

오래된 영화 "맹진사댁 경사"(?)와 분위기가 일맥 상통하는 느낌이라서 더 정겹다

사람의 몸은 신비롭다

저렇게 빠른 동작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경쾌한 박자에 딱 들어맞으며

우아하게 구사하는 품새가 감탄을 자아낸다

몸에서 풍기는 이상적인 균형미가 또한 몹시 아름답다

무언의 의사표현은 어쩌면 교언영색의 사탕발림보다 상호 교감에 진실한 전달력이 있으리라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동화를 한편 본 것 같은

기분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