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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망고

jaye syo 2013. 8. 15. 23:57

- 공항에서 딱 걸렸어 공손한 표정으로 몰랐어요 했더니 비행기 타기전에 다 먹으라며 검색대를 통과시켜주길래 얼른 짐을 붙혔지 아빠를 위해서

 

무더위를 피해 필리핀으로 피서를 갔던 딸은 생망고 여섯개를 몰래 짐가방에 넣어가지고 왔습니다

"이거 아빠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가져온거야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알아?"

코스트코에서 망고를 사다가 먹었지만 딸은 현지에서 먹는 망고는 훨씬 맛있다고 늘 자랑을 했었거든요

가방에서 꺼내자마자 얼른 맛보라며 건냅니다

"먼저는 씨를 제거하고 과육만 포장해서인지 검색대를 그냥 통과했는데 씨가 있으니까 바로 걸려들데"

"그래서 어떡했는데?"

"그냥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죄송하다고 몰랐다고 했더니 얼마주고 샀나고 묻기에 300페소 정도 주고 샀다고 했어 그랬더니 웃으며 공항에서 다 먹으래"

망고 향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느낌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살아있네"라는 표현을 망고에 붙여보았지요 

아주 적당한 신맛과 혀에 착 달라붙는 단맛이 망고 특유의 향과 함께 그리고 미약한 떫은 맛이 살짝 가미되어 싱싱하게 살아있습니다

"망고 좋아하는 잘난 아빠땜에 내가 이런 쌩고생을 한다니까"

딸 덕분에 망고의 깊은 맛을 음미합니다

더위에 꼼짝 못하고 흔들의자에 몸을 기댄체 땀을 삐질 흘리며 살랑살랑 이쪽 창에서 저쪽 창으로 지나가는 바람기로 몸을 식히다가

밤늦게 도착한 딸이 가져온 필리핀 망고는 열대야를 잊게 하였지요

 

막바지의 무더위 슬기롭게 이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