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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폭포

jaye syo 2013. 7. 27. 00:12

 

 

 

 

 

 

장마 참 길기도 했어

마당의 감나무 거꾸러지던 날

북한산 굴참나무 계곡물에 머리 쳐박았네

그 건장한 몸둥이

아픈 속살 톱날에 짤린체

물가에 토막토막 던져지고

수십년의 기억은 오늘로 끝

비 그치고 청아한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 오후

골마다 머금었던 장마 물

욱욱 토해내는 소리는 천개의 폭포

옥색의 물거품

사납기도 하거니와

온갖 잡소리 다 삼켜

오늘의 엔엘엘과 꼭 닮았어

정릉골 귀신들의 울음이었지

 

성난 민중들은 하나 둘

시청앞 광장에 촛불을 켰어

구경꾼들은 맹숭 눈흘기며 또 .....

무기력해 이래서는 죽도 밥도 안돼

저 천개의 물소리처럼

목청껏 소리쳐야해

제발 똑바로 좀 하라고

저 폭풍우에 쓰러진 나무를 보라구

속이 썩은 놈들은 제 아무리 크다해도

저렇게 뭉개버리잖아

쓸모없는 놈은 솎아버리잖아

장마끝의 정릉골은

천개의 폭포였어

장관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