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은 가랭이가 흠뻑 젖는 줄도 몰라요
둥그런 우산 하나에 가리워
비는 그저 주변만을 적시는 줄 알아요
긴 회상의 터널을 빠져나올즈음
발가락은 질척한 느낌을 감지합니다
요즘 신발은 쉽게 물이 샌다고
산책의 말미에는 속으로 투덜대지요
홍준표는 늘 민생은 뒷전이면서도
적을 따돌리는 뒷북에는 달인인 점만 보아도
귀태가 커다란 잇슈가 된 것처럼
그는 정말 정치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절대로 아니되는 인물이었어요
율곡 오리 포저 잠곡의 행적 정도는
능히 숙지한 연후에나 정치를 했더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은 해이가 만연된 오늘의 사치일까?
물도 빠지지않는 대리석이 쫙 깔린
중앙박물관 계단을 질퍽이며
아직은 덜 젖은 가랭이를 조심스럽게 옮긴다오
박물관 벽면은 이슬람의 보물이 왔다고 호들갑이라오
아쉽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치오
강세황이 기다리는 걸요
며칠전 고갱과는 또다른 설래임이라오
비오는 날엔
그리움이 사무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