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원이 잡기에 남겼다고 젊은 과장은 말을 떼기 시작하더니
원제가 捕蛇者說이라며 어느 고을에 아주 무서운 독사가 서식하고 있는데
독이 얼마나 독한지 한번 물렸다하면 그 자리에서 즉사한단다
그래서 그 고을 사람들은 독사를 피해다니며 무서워서 감히 잡을 생각을 못하는데
딱 한사람만이 그 독사를 겁없이 잡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독사의 독이 아주 귀한 약재로서 궁중에서 진상을 요구하는 바람에
그 고을의 원님은 어떻게 해서든지 일년에 한마리 정도는 진상품으로 올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독사를 산채로 잡아오는 사람은 군역은 물론이요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한마리만 잡으면 그 무거운 세금을 내지않아도 되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목숨을 담보로 과단성있게 독사잡이에 도전을 한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위험성 때문에 다른일을 권하면서 뱀잡는 일을 그만두라고 충고를 하는데
이 청년은 내가 무슨일을 얼마나 해야 군역이며 그 많은 세금을 벌어들이겠냐며
하여튼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뱀잡는 일에 나서서 운좋게도 한마리를 사로 잡았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혼잣말로 내년까지는 발뻣고 자겠다며 즐거워 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지독을 열어보니 이미 한마리를 잡아 몰래 보관하고 있더라고
마을사람들의 걱정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그 청년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 독사에 물려죽었기 때문이다
정치가 어지러운 당시의 세태를 잡기로 남긴 유종원의 날카로운 풍자가
오늘 우리의 현실을 비웃는 것 같아 몹시 씁쓸하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사탕발림에 깜빡 속아 한나라당 이명박을 뽑아놓고 속앓이를 그렇게 심하게 하고도
명칭만, 껍데기만 살짝 분칠한 경제민주화를 부르짖는 새누리당 박근혜를 또 뽑겠다고 시골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그래도 이명박 보다 박근혜가 낫다고 낯 간지러운 변명을 하면서
묻지마 범죄가 왜 생겨나는지 그 근원을 캐야한다
4대강으로 일자리 34만개를 만들어 내겠다는 큰소리가 오히려 있던 일자리 34만개 마져 없앤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저 무서운 독사라도 잡으려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