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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없는 년(놈)

jaye syo 2011. 10. 6. 00:18

옷이 두꺼워졌오

출근길이 전쟁이오

밀고 들어오는 인파에 짜부러진 날이라오

불과 세 정거장 상관에

옴짝 달싹 못하고

밀려든 인파에 끼었구려

아 옷에 화장품이 묻어 배어들었나보오

은근히 찐한 향내가

종일 코끝에 머물어

과연 어떤 여성이

이다지도 험한 사단을 낸 것인가

내내 흘겼다오

지루하게 책을 보다가

낯선 단어에 갸우뚱

급기야 사전을 펼쳤오

무심코 펼친 곳에는

"복없는 년 봉놋방에 누워도 꼭 고자옆에 눕는다"라 쓰여있구려

오늘 출근길

내꼴이 그짝이었오

 

얄밉게도 맑은 하늘엔 반달이 너무도 선명하오 

 

 

집을 나설때는 좋았다오

 

저녁의 기울어지는 햇빛이 하늘의 측면을 관통했지요

 

코리아 헤리티지 패션쇼라나?

 

광화문 지붕위로 초생달이 걸려있오

 

흔들렸는지.....

 

더 심하게 흔들렸는지......

 

역시 똑딱이는 장단점이 명확하구려

 

또 찍었다오

 

열린 문으로 밖을 보오

달은 옆으로 밀렸오

 

이날 경비원들 애먹었을 게요

 

흥례문의 이상한 모습이오

 

초청장이란 허울좋은 유혹에 휘말렸다가 허탈하기만 하였오

 

껍데기뿐인 허접한 행사를 ....

쑈라는 게 다 그러한 것이겠지만서도....

 

중간에 돌아서 나왔오

오랜만에 허울뿐인 광대놀음을 본 기분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