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임버홀
얼마만에 가보는지 기억이 가물하다
아마도 벨리니는 무대위의 아름다운 연주자를 보고 카스타 디바를 작곡하였으리라
바이얼린을 들고 등장하는 정유진의 모습은 벨리니가 본 달의 여신과 같았다
언젠가 김종규회장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하늘님은 공평하지 않아 저러한 재능을 주셨으면 다른면에서 좀 모자라야하는데 저 화려한 미모에 나올데는 나오고 들어갈데는 들어가고 ...... "
과르넬리의 음색이 잔잔하게 퍼지는 듯한 깊은 음원에 곧바로 빠져들고
이민정의 피아노가 또한 길고 운치있는 여운을 음미하게 만들었다
프랑크의 소나타는 전악장을 감상할 기회가 그리 흔치않은데
정유진의 독주회는 이 한곡으로 기획하고 악장 사이사이에 아름다운 바이얼린곡을 삽입하여 곡의 설명과 함께 열정을 살랐다
더 감동적인 것은 서정실의 출연으로 감미로운 기타의 선율을 덤으로 감상하였다는 것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의 지평을 넓히는 정유진의 음악성에 기대를 너무 크게 가졌나보다
세련되고 정교하고 내면의 감정이 고스란히 바이얼린에 실려 나타나는 기교 넘치는 연주에
온 감관을 열고 집중하였더니 이민정의 피아노가 더 돋보인다
무대위의 사람은 왜그리 아름답기만한지 모르겠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형식은 대중성을 높이는데 반해 집중감상의 묘미를 저하시킨다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아름다운 독주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