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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常思

jaye syo 2011. 8. 25. 21:40

전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달려가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여유로운 사람이오

바쁜 출근시간에 말이오

창동역까지는 지상구간이라서

억지로 밀고들어선 문간창에서 바라보는

수락과 불암은

오늘 따라 영산의 풍모인데다가

하늘은 왜그리 높고 푸른지

긴 동체가 지하로 빨려들기 직전까지

아주 작고 가늘게 뜬 구름과

입체의 착시효과를 주는

냉기 머금은 달같은 해를

그 붐비는 와중에

나만의 안정감으로 느리게 보오

가을이구려

공원을 푸르게 물들였던 활옆은

끝물의 지나친 녹음이 

한더위의 고비를 넘겨서인지

잎새 가장자리부터

탈색의 시작을 알리오

종묘공원은 선거고 나발이고 변함이 없구려

그저 노인들의 천국 아니겠오?

천국이 과연 저러하다면

나는 결코 마다 할 거요

여전히 "좌파빨갱이 몰아내자"란 팻말이

자랑스레 내걸리고

구국의 결단이라 선동하오

 

박지원은 말했다지요

"밥 달라고 우는 놈은 보았어도 밥 안 주겠다고 우는 놈은 처음 보았다"고

그놈의 구호뿐인 결단타령에

누구는 쌩피보오

 

 

금값의 요동치는 등락에 기분이 확 상한 날이었다오

어제 이백오십일만이천원에 한량을 샀는데 오늘 알아보니 이백사십팔만원이라 합디다

참 웃기는 일 아니오?

그래서 종묘쪽 골목을 터덜터덜 걸었다오

그래도 이건 약과였다오

자동차 뒷걸음질치다가 어둠에 헛 것처럼 시커먼 것을 간과하고 쿵 박치기를 했지요

슬쩍 자리가 난 것을 수리하는데 사십오만원을 내랍디다

손재수가 단단히 있는 날이었나 보오

 

아침은 참 상쾌하였지요

 

저녁무렵은 뭉개구름이 일기도 했다오

 

도심에서 보이는 북한산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