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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축사

jaye syo 2011. 8. 7. 20:52

행여 그대가 오시면

막걸리를 대접해야겠다 싶어

느린마을 양조장을 갔어요

어렵사리 찾아온 맑은 날이라선지

울긋불긋한 옷차림의 인파에 떠밀려

도봉 초입까지 갔지요

마음은 때때로 변하는가

만장봉 아래 천축사에 이르고

내친김에 시원한 계곡을 거슬러

진동하는 인간의 땀냄새에 뒤섞여

무리의 틈을 비집고 좁은 골길을 올라요

흠뻑 물먹은 산은

정화된 옥빛물을 짜내고

장마끝에 머문 폭염을

약싹 빠른은 인간은

한걸음의 거리인 도봉계곡에서

방자하게도

네 활개 활짝벌려 씻어요

아 산신령이 흠향하시려나?

막걸리 퀴퀴한 향 산계곡 가득 메우고

성균관유생의 농짓거리 "씹새"들의 지져귐은

성하의 매미소리와

묘한 하모니를 자랑하오

만장봉 자운봉은 하늘에 달린 석종같소

까마득한 벼랑엔 극성스런 사람들이 매달려있구려

천축사에 다가서자 낭낭한 염불소리 선계인양 서늘한데

목에 핏대세우며

중생의 안녕을 기원하는 늙은 중은

그 모습 측은하기 보다는

성스럽기까지 하더이다

불공에 정성을 다하는 아낙들은

수도 없이 절을 올리고

엎드려진 궁둥이

천축의 암반만큼이나 크오

때마침 공양이있어

비빔밥 찰시루떡 한조각 얻어먹었다오

양조장에 들렀지요

다섯병을 샀다오

지금 몽롱하게 취했오

그대를 생각하며

 

천축은 인도를 가르키지요?

인도에는 천축사가 있을런지....

 

 

오전 시간이었오

내려올 때 보니 꽉 들어 찼더군요

 

여기는 좀 넓은 길이라오

 

많은 비 실감나지요?

 

저 큰 나무 한 두개가 떠내려간 것은 아니겠지요?

 

만장봉이라오

 

사람의 흔적 보이시나요"

 

갈라진 틈으로 사람이 오르는구려

소나무옆에도

 

생각만 하여도 시원하지요?

 

암자터에 화장실을 지었다오

 

태평한 사람이오

팔자좋소

 

오래전에 있었던 소박한 절간은 오간데가 없구려

 

중들도 욕망이 크다는 걸 알겠습디다

종각도 만들고 무문관도 새로 짓고 .......

산을 마구 뭉개고 있구려

 

소나무아래 저 이도 만산아래를 굽어보며 님생각을 간절하게 하였을까나?

 

절간아래 수문에서는 물이 철철 흐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