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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자지닥쾅

jaye syo 2011. 7. 22. 02:10

며칠째 푸른하늘은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출근길 전철역을 향하는 아파트사이 산마루에 해가 뜨면서 지는 달이 걸려있습니다

똑딱이는 한껏 잡아당기면 초점을 잃어요

강북의 하늘이나 강남의 하늘이나 새하얀 구름의 향연을 종일 펼쳤지요

 

 

하늘색 도화지에

엷은 흰물감 뿌려지더니

솜털 새털이 그려지고

제트기류에는

느리게 一劃이 그어져

낡은 밧줄 풀어지듯 퍼지고

물결무늬며 격자무늬

고개 들어 창백하다

 

남녀가 같이 다니는 작은 시골학교였지요

영순이는 몸피가 컸습니다

웬만한 남자애들 영순이에게 꼼짝 못하였어요

철없이 날뛰는 개구쟁이였던 나는 어느날 점심시간 칠판에 저 하늘의 구름을 흉내내었습니다

순식간에 도시락을 비우고 아이들 점심 맛있게 먹고있을 때 호기있게 칠판앞에 섰지요

아무도 신경을 쓰지않습니다

 

- 구데기쌀밥에 말자지닥꽝에 지렁이젓갈로 맛있게 먹어라! -

 

대문짝만하게 써놓았지요

옛날 박정희 구데타 직후 60년대의 가난은 참 비참했다오

시골학교 대부분의 도시락이라는게 보리개떡 꽁보리밥이 전부이고 반찬은 거의가 단무지 즉 닥꽝이었어요

쌀밥 도시락은 극소수의 부자집 아이들에 한해 가능한 것이었구요

후후 난리가 났습니다

밥먹다말고 영순이는 청소도구함 대걸래자루를 들고 죽인다고 쫓아옵니다

죽어라 도망다니다 점심시간종료가 살렸어요

무섭게 쫓아오던 영순이는 하두 오래되어 그 모습조차 가물거립니다

그 기세라면 지금쯤 여장부의 기개를 뽐내고 있으련만 감감무소식입니다

 

하늘의 변화가 구름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구름이야말로 그대를 닮은 최고의 마술사인가 보오

드넓은 하늘에 펼쳐지는 흰구름의 향연에 도취되어

그대의 하늘은 어떠할까 문득 든 생각이 까마득한 기억을 불렀다오

아침 서쪽하늘의 투명한 달은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