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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부

jaye syo 2011. 7. 10. 11:19

긴 행로에 지친 공자의 일행은 여름이 지나갈 무렵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한산한 시골 마을어귀

커다란 당산나무아래에서 여독을 풀며 사색에 잠겨 멀리 떠나온 고향생각을 잠시 하였나 봅니다

자공이 보내준 양식으로 저녁을 간소하게 먹은 뒤 고난의 행군을 함께한 자로 안회와 한 평상에 앉았지요

고향에 남아있던 마누라도 무책임한 가장인 자신을 떠나갔다는 소식이고

공자는 지난세월을 곰곰히 되짚으며 속으로 아!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야겠구나! 다짐하였지요

자로와 안회 역시 고단했던 하루의 끝인지라 저녁 휴식의 여유는 절로 고향생각에 빠져들게 하였구요

공문에 들어오기 전 도적떼의 무리를 이끌고 한창 무용을 뽐낼 때를 회상하며 자로는 순간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짜식 뭔 생각을 하기에 저리 실실거릴까?

공자는 자신의 곁눈질에 포착된줄도 모르고 실실대는 자로에게 그 속내를 캐볼양으로 부드럽게 묻습니다

"유야! 갑자기 네 포부가 궁금하구나"

"아! 예 저는 좋은 말이 이끄는 멋진 수레와 가볍고 화려한 갑옷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재물을 함께 다 쓴다한들 원이없겠습니다"

성질 급한 자로는 곧이 곧대로 실토하고 말지요

짜식이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넌즈시 안회를 향해 포부를 묻습니다

"회야 너는 어떠하냐"

"저는 제게 있는 좋은 점과 남에게 내세울만한 공로가 설사 있다해도 자랑하지않고 조용히 지내고 싶습니다"

자로와는 대조적인 안회의 차분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속마음을 들킨 자로는 발끈하여 대뜸 묻습니다

"선생님의 포부는 무엇입니까?"

"나는 고향에 돌아가면 노인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벗들은 믿음으로 대하고 젊은이들은 옳바로 가르치며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구나"

아차! 또 한방 당했구나! 자로는 속으로 씩씩대었지요

그러나 욱하는 자로의 급한 성질을 공자는 슬기롭게 다스려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어려운 14년간의 방랑을 함께한 자로와 안회

그래서 중용을 남긴 자사의 기억에 자로와 안회가 깊게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자의 삶처럼 파란만장한 기복의 연속이 이어지는 역정은 찾아보기 드물 것입니다

三家의 세력을 진압하지 못해 결국 망명길에 올라 무려 14년간 주유천하를 하였던 것이지요

고향에 남아있던 마누라는 극심한 가난을 견디지 못하여 개가하였고

뜻을 펼치지 못한체 빈손으로 알거지가 되어 고향에 돌아간다는 것은 또 자존심이 구겨지는 일이었습니다

 

내 포부

그림같은 초가를 지어 유유자적의 꿈이 과연 실현될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