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공방살

jaye syo 2011. 6. 19. 16:19

취업이 어렵다니까 창업을 유도하려나 봅니다

서울시장의 교언영색이 여실히 드러나는 유치한 광고판입니다

표창장 씨리즈로 일색이던 광고판이 어느날 싹 바뀌었지요

장사가 안 된다며 제손으로 뽑아놓은 이명박장로를 대놓고 타박하기 뭣해서인지 정권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참으면 좋아질 거란 기대입니다

 

 

모두가 성공하는 삶이라면 참 천만다행이겠다 싶습니다

재개발이다 뭐다 서민들 다 쫓아내고 천만시민이 다 행복하도록 서울시가 함께한답니다

巧言令色을 일삼는 놈은 더 볼 것이 없다고 공자님은 질책하여 말씁하셨지요

하나같이 눈가리고 아옹입니다

 

"옆에 계신분 반지 보셨어요?"

남들이 들을새라 귀엣말로 속삭입니다

"아니 왜?"

"수억원짜리예요"

속으로 눈도 밝다 별걸 다 보고있네 하고 있으려니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관상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칭하는 후배의 말은 또 이어집니다

"과부상은 아닌데 남편이 절대로 같이 자지않을 거예요"

"그걸 어떻게 알아?"

"공방살이 있어요"

그래놓고 유머는 이런 것이 유머라고 둘러댑니다

김혜순한복패션쇼는 우리의 변형되지않은 전통한복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극상으로 과시한 대단히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이미 지정된 좌석에는 각계의 유명인사와 강남의 귀부인들이 대거 초청되어 좌정하고 있었지요

불청객의 뻔뻔함은 그냥 빈좌석에 덮썩 앉고 보는 겁니다

하필 귀부인들의 자리에 합석된 꼴이 된게지요

반지가 수억원이고 목걸이가 또한 그러하고 시계가 수천만원에 귀고리가 또 그렇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 또 그렇고.....

"공방살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아"

"보다보면 다 아는 수가 있어요"

녀석은 수수께끼같은 말을 늘어놓으며 귀부인들의 치장에 대하여 값을 메기고 있습니다

주 메뉴는 갈비찜이 커다란접시에 예쁘게 담겨 나오는 것이었어요

이들은 또 최고급 이쑤시게를 꺼내 한개씩 돌리고 우아한 포즈로 이를 쑤십니다

나이가 지긋하고 중후하게 생긴 지배인이 이들에게

"신경을 써서 음식을 장만하였는데 맛이 어떠하였냐"고 인사하는 걸 봐서 예사 인물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여입고 무대에 등장하는 나이든 배우들의 중후한 멋의 고품위에

합석한 귀부인들의 가벼움이 초점을 잃고 말았지요

지구상에서 가장 소박한 한복의 아름다움을 은연중에 잊고 살았습니다

조금은 번거롭겠지만 가볍게 치장한 값비싼 패물보다는 옷차림 하나로 고상한 품위를 저렇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인데......

 

공방살이 있다는 걸 어찌 알수있는 것인지 궁금증만 더한 날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