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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

jaye syo 2011. 5. 22. 20:21

예감에 엄청난 인파로 그림을 제대로 못볼 것 같아 아침일찍 집을 나선다

미술관입구에 벌써 줄이섰고 20여분 기다려 입장을 하였는데 우선 도록부터 사서 달랑들고 그림을 감상하였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이정의 대나무그림

검은 비단에 금니로 그린 것인데 "나비 하면 남계우" 즉 남나비라 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기를 "대나무는 단연 탄은 이정"이라 오늘의 그림중 으뜸이었다

사람이 너무 붐비면 차분한 감상은 물건너 간것이고 아래 윗층을 수박 겉핥듯이 대충 살피고 훗날을 기약할수밖에 없었다

소문난 잔치꼴이 되고 말았다

 

창동역 난간에

홀로된 비둘기

행여 오가는 전차에 님 오실까

갸우뚱 목 빼었다

 

문 열기도 전에 참 길게도 늘어섰다

좁다란 전시장은 돗대기시장을 방불케 하였다

나올때는 더 긴 줄이 늘어서고....

 

미술관에서 기르는 흰공작의 꼬리가 활짝 펼쳐졌다

 

 

 

 

짝을 유혹하려는 위세가 분명코나

 

십대후반
민음사인지 정음사인지에서 나온 네권짜리 세익스피어전집을 운좋게도 옆집에서 빌려 본 기억이 납니다
세익스피어는 아킬레스를 덩치 큰 골빈 비겁자로,

헥터를 견줄 수 없는 영웅으로 그려놓아
지금도 그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고 마음속에 미묘한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요
그의 연극에서는 한바탕 전투가 벌어지고 잠시 쉬고있는 시간 헥터는 무장을 해제하고 생각에 잠겨있는데....
이때 무장을 하고 나타난 아킬레스는 헥터를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가차없이 칼을 휘두릅니다

- 살아있을 때에는 온 대지가 그를 수용하기에 부족하였는데 이제는 한걸음의 땅이라도 충분하구나
세익스피어는 헥터의 죽음을 이렇게 표현하였지요

영화에선 브레드 피트가 연기한 아킬레스의 무용이 천하무적이더군요
여성관객을 사로잡습니다
몸매가 죽인다나요
또 궁둥이선이 어쩌면 저리 매력적일 수 있느냐는 거예요
메스꺼움이 올라오는 멘트들이 브레드 피트 너무 멋있어라는 말과 함께 계속 이어집니다
맛장구를 칠 수밖에 더 있겠어요?

하여튼 대작은 대작입니다
신을 부정하는 풍조가 니체이후부터 인가요?
신화로 그려진 증명키 어려운 역사를 희노애락의 감정을 충실하게 반영하며
인간의 욕망과 질시 그리고 야망을 한눈에 들어오도록 섬세하게 표현했어요

선과 악

인간의 욕망 속에서 선악이란 무의미 할 뿐이란 말을 감히 해봅니다
저 거대한 전쟁의 살육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입니까?
그래도 인간의 희망은 "사랑"이라는 여운을 짙게 흘려 놓았습니다
반면에 한사람의 지독한 사랑이 인류를 병들게 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네요
우매한 사람들을 위해 어떤 현명한 사람이 신을 내세워 위험천만한 인간의 욕망을 경계한 것일까요?

 

발길을 서울대미술관을 향하며 신적인 분노를 가진 아킬레스를 떠올렸다

인터넷에는 내가 7년전에 아킬레스에 관한 트로이라는 영화를 이렇게 정리하였다고 불러다 준다

평일 한가한 시간에 간송미술관엘 다시 가야겠다

 

繪畵五十一四君子

간송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