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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쉬어요 내사랑

jaye syo 2011. 4. 18. 00:08

라디오에서 무심히 흘러나오는 모짤트의 아리아는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옵니다

선잠에 든 남몰래 사랑하는 님에게 속삭이듯 노래를 부르는 어여쁜 자이데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네요

 

봄의 소리 - 박영미의 가야금

가야금산조를 모처럼 감상할 요량으로 발걸음 가볍게 공연장을 향했습니다

봄의 기지개는 만물의 잠을 깨우는 영약중의 영약일겁니다

인사동 가회동 삼청동 등등 골목 골목 인파로 가득했지요

옷차림도 봄꽃모양 화려하고 가볍고 산뜻한 맵시를 자랑합니다

깊은 산중에서 옮겨심은 진달래도 여보란듯 활짝웃고 며칠전 남녘에 만개하였다는 벗꽃도 질세라 피어났어요

역시 노랑 개나리가 이른 연초록과의 어울임이 찰떡궁합이로군요

 

맨앞좌석을 기대하였건만 이미 중간까지 꽉차서 무대와의 거리가 너무 멀었습니다

음향시설이 형편없군요

대청마루에서 돗자리펴고 빙둘러앉아 고요한 별빛이 하나둘 떨어지듯 비출때

단출하게 북 하나로 반주삼아 탄주하는 걸 감상해야 진정한 가야금의 맛을 음미하는 것인데

넓은 공간에다 소리를 키워보려고 어설픈 앰프에 연결하여 본래 그 청아한 음색이 짜증스런 소음 비슷하게 들렸습니다

꾹 참고 있으려니 철딱서니 없는 진행요원이 벌써 에어컨을 켜놓았네요

그래도 성금련류 가야금산조를 기대하며 버텼지요

제한된 짧은 시간에 산조의 맛을 다 발출한다는 것도 무리이고

하여튼 박영미의 가야금은 침향무의 연주보다는 산조에서 빛을 발하였습니다

저 고운 음색을 소음이 전혀없는 곳에서 직접 들었다면 봄의 정령과 함께 춤이라도 덩실 추었을 거예요

앰프에서 나오는 소음의 수준으로 변질된 소리에다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에

봄의 소리는 커녕 몸만 私氣에 노출되어 하마터면 몸살로 전이될뻔 하였습니다

 

 

딱 일주일만에 시들해지고 있어요

 

아이들의 교실밖으로 불러냈습니다

인솔교사를 따라 줄줄이 따라다니는군요

 

사람의 인위적인 표현이 묘한 의미를 부여하지만 커다란 자연석을 저렇게 재단하여 방치한듯 놓았네요

 

전지도 좋지만 이건 너무했습니다

굵은 줄기를 뭉텅 잘라냈습니다

저 꽃이 오히려 처량합니다

무지막지한 가위질 아니 톱질이었어요

 

궁궐마당엔 초여름의 햇살이 내려앉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늘에 오종종 앉아 쉬고있구요

 

 

개나리가 아니었던들 봄인줄도 모를뻔 하였지요

갑자기 여름날로 오인하였으니까요

 

현장학습을 자주하시던 박선생님이 아니신가 하였지요

 

 

연두색잎은 예쁜 요정을 숨겨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산조를 연주하는 박영미 명인입니다

박력있는 북반주가 제격인데 .....

장구의 여린 반주도 그런데로 괜찮았어요

 

이 사진을 찍다가 제지당하였지요

 

 

옛사람들은 다 어디 가고 건물만 뎅그러니 남아 봄맞이를 합니다

 

화사합니다

 

포대기에 아이를 업고 다니는 젊은 엄마가 도심에서 어울리지않게 ....

그러나 참 정겹습니다

 

언제 찍을 것일까?

광화문이 복원되기 이전의 사진 같습니다

 

편히 쉬어요 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