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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렛

jaye syo 2011. 4. 14. 01:10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말은 오로지 세익스피어를 두고 한 말일 겁니다

세익스피어전집을 밤을 꼴딱 지새며 심취했던 때가 벌써 40년이 넘었네요

비극 사극 희극편 순으로 편집된 것이었지요

물론 4대비극의 하나인 이 극본을 햄릿이라 하였지만 멋을 한껏 부리려고 일부러 "함렛"이라 우겼습니다

to be or not to be를 놓고도

"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거냐 저거냐" "참느냐 못참느냐" "포기할까 말까" 등등 말이 많았습니다

정곡을 찌르는 듯한 비유의 화법은 또 얼마나 화려한지 머릿속 한편에 꽁꽁 숨겨놓았다가 슬그머니 꺼내기도 하였지요

 

연극다운 연극을 본지가 하두 오래여서 관심이 멀어졌지요

딸은 몰래 혼자서 함렛을 보려고 티켓 딱 한장을 샀다가 도저히 볼 시간이 없다며

크게 인심이나 쓰는 것처럼 그 표를 양보하는 바람에 떠밀려 극장을 향하였습니다

당연히 큰 기대는 접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전환겸 본 것이지요

실로 오랜만에 세익스피어 극의 진수를 만끽하였습니다

 

혼자 주절거리는 듯한 긴 대사를 물흐르듯이 몸에 체화하여 무대에 재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간혹 멈칫 걸림의 호흡에서는 약간의 아타까움이 뒤따랐습니다

소싯적 크게 유행하던 "좃빠지게 연습"은 여기에서도 꼭 필요했어요

그러나 온몸으로 몰입하는 진지한 연기에서는 신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무대가 독특했구요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 기념공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