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를 잠재우듯 새벽부터 내리는 비는 우포를 긴 동면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게으른 철새는 너른 습지를 독차지하고
역마살에 몸살을 앓던 철부지는 그윽한 감탄을 연발하였지요
배선생님의 권유가 없었던들 값진 나들이는 어불성설이었을 겁니다
鳶飛戾天 魚躍于淵
옛 노래의 가사는 실재의 풍경이었어요
흐린날 못가를 거닐 여유로움을 반기기라도 하는 양
커다란 버들 사이로 솔개가 날으고
철퍼덩 소리에 돌아보면
팔뚝만한 건실한 잉어가 뛰어오릅니다
붕어찜이 일품이었지요
알이 통통한 살찐 붕어는 시래기를 밑에 깔고 푹 익힌 다음
고명으로 부추와 이른봄 냉이를 살짝 올려서 뜸들여 내오더군요
소양호의 붕어가 경향의 사뭇 미식가에 회자되었지만
아 진정한 참붕어의 미감은 우포의 것이었어요
고목에 파릇한 회춘이 솟을 즈음
시샘의 한풍은 무딘날을 세워 제법 불었지만
젊은 부부의 표정은 다정합니다
이 커다란 호반이 늪이라니.....
배선생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