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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jaye syo 2011. 3. 3. 00:35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충동질하는 마법의 음향이라해도 되겠어요

차이코프스키는 인간의 감정을 오직 음악 하나로 들었다 놓았다 마음껏 요리하는 마법사이기도 합니다

런던로얄발레단의 공연으로 백조의 호수를 세종문화회관에서 감상한지가 20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발레의 아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느낄수있었던 최고의 공연이라는 기억이지요

특히 군무에서 40여명의 일사불란한 일체감의 춤동작에서는 숨이 멎을 뻔 하였습니다

드가가 발레리나에게 혼을 빼앗겨 그림속에 온통 발레의 역동적인 율동을 채워 넣은 것도

춤꾼들의 최고가 되고자하는 다툼의 안간힘을

지고의 가치로 승화시키려는 나름의 의도가 내재되어있을 거예요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아름다운 춤꾼의 동작들이 살아 숨쉬고 있어요

 

저 아름다움 뒤에는 뼈를 깍는 아픔이 도사리고 있음을 너무도 리얼하게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춤 하나를 위해 인간이라면 의당 추구하고 분출해야하는 모든 원초적인 욕구를

자의든 타의든 억누르고 다스려야하는 불편한 상황의 연속에서

그 정신력의 한계라는 것이 얼마나 온전하게 버텨낼 것인가를

한 무용수를 통해 그 전체의 춤꾼들의 고통을 표현하였다고나 할까요?

 

몸을 혹사시키는 저러한 모습을 지고의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하고 있다는 것도 모순이라는군요

정신분열까지 감내하며 최고의 경지에 오르려는 광기가 끔찍하지만

감독은 인간의 고통을 미화하기보다는

고도의 수법을 동원하여 인간의 우매함을 고발하는 명목으로 영화를 만든 것 같습니다

발레의 진수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실망스럽지만

춤꾼의 일상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만큼이나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