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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향연

jaye syo 2010. 12. 26. 12:20

보름이 며칠 지나

수락산 곁가지 작은 봉우리 사이로

흰속살 드러낸 과일처럼

이빨빠진 과도에 한입거리로 베어져

태고의 어둠을 밀어낼양 솟아

달뜨는 밤의 향연이

환희의 변주를 발아래 쫙 깔아놓았다

 

사뿐히 즈려밟듯

달의 신전에 울리는 벨리니의 찬양과

저 신비의 달을 향한 드뷔시의 노래를

콧김으로 흘리며

그대를 품에 앉는

황홀 가득한 상상을

달빛처럼 마음속에 쫙 깔아좋았다

 

그리움 이상의 사랑이 또 있을까

기다림의 설레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또 있을까

잊힐둣한 삼십년의 첫사랑이

치유와 동시에 발현되는 희안한 현상이

회색화한 가슴한켠을

그대앞에 얼굴 붉히듯 물들였다

 

항아가 그대를 닮았나보다

둥근얼굴이 그러하고

초롱한 눈빛이 그러하고

하늘한 몸매가 그러하고

애원한 미소가 그러하고

차가운 속마음이 그러하고

애태우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그러하고 .....

 

사랑에 미숙한 바보는 늘 꿈만 꾼다

 

 

공연장에 들어서자 최종민선생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구수한 입담으로 오늘의 공연을 소개하고

정광수명창의 후예로 정의진명창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역시 판소리는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데 인간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소리라 할수있다

아쉬움이라면 오디오시설이 형편없었다는 것이고 앞자리를 차지하지 못해 육성의 미를 놓쳤다는 것이다

저 많은 제자중에 얼굴을 활짝펴고 즐기듯 노래한 사람이 딱 세사람이었다는 쓸쓸함이 또 그러하다

하지만 매우 만족스런 공연이었다

옆좌석의 낯모르는 나이든 귀부인은 흥이나서 팔굼치로 뚝뚝치며 동의를 구한다

여성국극단의 조영숙명인을 오랜만에 본다며....

정의진명창

수궁가를 부르는 판소리공연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