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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치니 "억"

jaye syo 2010. 5. 21. 09:36

박종철군이 지독한 고문으로 인해 죽었을 때

고문 수사관이 조서를 받던중 책상을 세게 "탁" 내려치며 호통을 쳤는데

박종철군이 지례 겁을 먹고있던차라 갑자기 "억"하며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희대의 사기극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수사관은 억지스럽지만 순진한(?) 구석도 없지않았다는 느낌이다

 

어제 천안함사건전모에 대한 발표를 보고 있자니

북한어뢰의 부품을 수거했다며 내놓은 쇠붙이를 설명하면서

장황하게 실험의 결과까지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치밀함에

그옛날 박종철군의 죽음을 최초로 발표하던 정황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카메라가 잡은 텔레비젼 화면을 세밀하게 따라가 보았다

바닷물에서 두달동안 잠겨있다가 나온 쇠붙이는

골고루 썩은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몹시 삭은 흔적이 너무 확연하다

프로펠라의 부식은 화약의 잔유물이라기보다는

두달이 아니라 2년도 넘게 공기중에 방치되어 일어난 알루미늄의 부스러지는 녹 같았다

 

나는 쇠를 자유자재로 다루던 사람이다

쇠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화면에 보여지는 쇠붙이의 부식을 보고

회의를 품지않을 이 없을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증거라며 내놓은 저 어뢰의 부품은 과연 쌍끌이 어선이 건진 것일까?

선장은 "천운"이라고 말한다

이보다 어이없는 표현이 또 있을까?

 

어쩌다가 우리는 불신의 시대를 살고있는 것일까?

철통같다던 국방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다면 이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부도덕한 인간들이 저 윗자리를 차지한 결과이리라

부디 깨어있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다시 한번 상기하자

박종철은 수사관들의 물고문으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