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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우박

jaye syo 2010. 4. 29. 00:23

심술궂은 바람은

하필

여린 연두잎에 빗물 잔뜩 머금은 나무 아래를 지날때

맥락없이 불어

굵은 물방울 후두둑

방심한....

가볍게 놀라고 만다

 

우박도 떨어졌다

하늘님의 심술도 바람같고

먼 내님의 심술도 바람같다

종로를 지나는 동안

하필 부는 바람에 속까지 움추리고

책방주인은 이대병원이 헐린 자리에

공원이 조성된다고 붙든다

 

도화마져

꽃잎을 떨궈내

빗물이 흐르는데로 길게 흐트러졌다

저 취객의 독한 술냄새가

바람결에 늘어지듯

예쁜여인의 향기가

코끝에 긴 여운을 남기듯

 

우박은 모과꽃 봉우리를 피기도 전에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