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개천을 복원한 흥덕동천이라며 대학로에 선을 보인지 몇개월이 지났습니다
보름전 아주머니 한분이 카메라를 들고 문예진흥원 울타리에 조성한 실개천의 작은 물웅덩이를 찍고있어서
뭔 사진찍을게 있다고.... 하며 돌아보니 원앙 두쌍이 유유하게 물에 떠 유영을 하고 있더군요
신기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별별 수를 다 써가며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려한다고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도심의 한복판에 나타난 원앙을 호기심에 한참을 구경하였습니다
가방속의 똑딱이로 얼른 찍어 보았습니다
사육한 것을 풀어놓았을까?
어디선가 날아온 것이라면?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어요
줌으로 땡겨서 찍은 것이지요
다음날 출근길에는 더 놀랐습니다
수십마리의 원앙이 떼로 몰려있었으니까요
아 이게 어떻게 된일일까?
수십마리를 한꺼번에 풀어놓았단 말인가?
휘파람을 불며 불러보았지요
흩어져있던 녀석들이 일시에 몰려듭니다
사람을 겁내지않는 걸 보니 사육하여 풀어놓은 것이 분명코나 하면서 한편 날라다니는 짐승인데...?
또 의문이 꼬리를 이어 뭉글뭉글 피어납니다
아침출근의 전혀 생뚱맞은 그러나 유쾌한 광경에 또 한참을 녀석들의 모습을 관찰하였어요
예쁘지요
심심산골 맑은 계곡에 터잡고 사는 자연상태에서 좀처럼 가깝게 접근할수없는 새인데 겁이없습니다
지하 침출수의 따뜻한 수온 때문일까요?
역시 숫컷이 화려합니다
고만고만한 것이 인형을 물에 띄어놓은 것 같았어요
전체적인 규모가 약 50마리는 넘었을 겁니다
제대로 된 카메라로 잘 찍어 두었어야 하는 건데 ...
저렇게 많이 몰려있으니 항상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였지요
하루종일 사람들이 몰려들어 신기한 구경거리를 놓지지않더군요
저녁까지 이곳에서 하루를 보냈나 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육한 것이 아니고 어디선가 날아왔다가 하루동안만 실컷 놀고 간 것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