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헛소리지요
기껏 죽자 사자 고행의 늪에서 겨우 건져올렸다는게 무여열반이라나요?
아니 한 인간의 죽음을 저리 고무찬양하였다나요?
아집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는 인간들은 저 말에 깜빡 간다는군요
행님 우리의 팔자도 참 드럽네요
어찌 알았겠소
알뜰하게 살뜰하게 보살펴주는가 싶더니만
저 징헌 인간이 갈고리로 발목을 걸어 움켜잡아
목아지를 훽 비틀어 숨통을 끊고는
팔팔 끓는 물에 풍덩 담가 튀겼다가
우리가 서로 뽐내던 화려한 깃털을 사정없이 뽑고서
배 갈라 속 창새기 몽조리 훌터내고
참쌀이다 대추다 말린 백삼 두어쪽을 미어터져라 쳐넣어
실바늘로 꿰맨 다음
들통인지 뭔지 커다란 통에 담아 정수기물 가득채우고
서너시간 푹 삶아 백숙이 되지않았겠소?
정신 나간 헛소리지요
양심은 있었던지 목아지 비틀면서 미안하다 한마디 합디다
깃털을 뽑으면서도 감탄을 연발 하데요
겉은 화려하지만 속깃털은 또 얼마나 부드러우며 고왔던가요
잘 익은 우리 몸뎅이 헤집으며 허겁지겁 쳐먹는 저승사자형상의 인간을 보셨지요?
서로 맛있다며 환장을 하드만요
행님도 그리 당하셨소?
마지막 남은 국물에 라면을 넣어 한방울 남기지않고 쳐먹으며 뭐라합디까?
웃고 떠들고 깔깔대며 미물의 짐승이지만 무여열반 시키는 거라 하지않던가요?
그래 행님은 좀 먼저 오셨으니 무여열반 하신게요?
우리더러 맨날 시끄럽게 운다고 하는데
참 어이없는 노릇이지요
언제는 목청좋다 칭찬일변이더니
또 자연 천혜의 시계라고 치켜세우더니만
시끄러워 못살겠다?
징헌 인간
목아지 비틀리고 털 뽑히고 삶아지고
이 고통 알지도 못하면서 무여열반 하라고?
불쌍한 닭의 혼령이 쉽게 저승에 가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다가
제 육신이 발기발기 찢기우는 것을 본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