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훌륭한 옥이라도 쪼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한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배우지 않으면 도를 일지 못한다.
그러므로 옛 성군들은 나라를 세워 백성들의 지도자 노릇을 하려면 반드시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을 으뜸 과제로 삼았다.
서경 열명에 이르기를 "사람은 모름지기 처음부터 끝까지 일생동안 배우기를 힘써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 말씀은 성군들이 나라를 세움에 교육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천명한 말씀일 것이다.
비록 아름다운 요리가 앞에 놓여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길이 없다.
비록 지극한 도가 앞에 놓여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배워보지 않으면 그 위대함을 알 길이 없다.
그러하기 때문에 배워보고 난 연후에나 비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가 있고,
가르쳐보고 난 연후에나 비로서 교육의 곤요로움을 깨달을 수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은 연후에 사람은 진정으로 자기 반성할 수 있게 되고.
교육의 어려움을 깨달은 연후에 교육자는 자신의 실력을 보강하게 된다.
그러므로 말하노라!
가르침과 배움은 서로를 키운다.(敎學相長: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는 서로를 교육시킨다는 학기의 금언)
열명에 이와같이 말했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 그 반이다"
이 말씀은 교학상장을 두고 하신 말씀일 것이다. - 學記 -
- 대학. 학기 한글역주 p232. 인용.
흰 무명천을 뒤집어 쓴 것 같은 온통 눈에 덮인 낙산을 올라갔어요
이화장 뒷쪽 좁은 골목길은 아이들의 눈썰매 놀이터인지
두꺼운 박스쪼가리며 솜털 가득한 예쁜장갑이 눈속에 반쯤 파묻혀 잃어버린 주인을 기다리고 있네요
저녁무렵의 기온은 더 내려가 귀가 시릴만큼 차갑구요
서울 도심의 공기가 두껍게 쌓인 눈의 영향인지 청량하기가 그지없어요
어제 본 더 로드라는 영화의 어둠침침하고 끔찍한 장면을 석양의 역광으로 부옇게 빛바랜 서울의 풍경에 겹쳐봅니다
건물마다 백년만의 대설이라는 눈속에서 긴 입김을 뿜어 잔뜩 움추리고
용역인원은 총동원되어 소금기 먹을대로 먹은 골목의 눈을 하수구 뚜껑을 열고 마구 쳐넣고 있어요
유난히 붉은 석양이 거대 건물옥상에 걸려 십장생병풍이 되고
햇님의 무궁한 조화로 하늘가에 그려진 찬란한 아름다움은 인간의 마음을 고양시켜요
낙산 정자에서는 절정의 사춘기인 젊은이들이 춘정이라도 감지한 냥 들떠 웃고 떠들어요
보이는 모든 것이 고운 한지위에 정갈하게 소묘한 한폭의 그림입니다
꿈속의 내사랑은 멀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