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묵계월의 소리가 제일 좋다시며 즐겨 들으셨지요
나는 이은주의 목소리가 정감이 가는게 아마 고모의 목소리와 너무 흡사하여 그랬나 봅니다
아주 어릴때 고모의 집에 살적에 고모의 노랫소리는 심금을 울리는 청아함이 있었던 것 같았으니까요
김옥심이야 워낙 좋은 성대에 기교가 겸비되었으니 말할 것도 없이 좋았구요
소리극 황진이를 예술의 전당 예악당에서 감상하였습니다
무대예술의 새로운 진화를 보는 듯 하였어요
김대성의 음악은 국악의 가능성을 한차원 높여 놓았군요
이태준의 황진이를 감동어린 시선으로 읽은적이 있었지만 무대에 올려진 황진이는 경박하게 표현되어
음악의 잔잔한 선율에 상반되는 이미지가 짙게 풍겨나옴은 총체적인 연출의 세련미가 약간 부족한 느낌을 줍니다
기생수업의 장면에서 노래솜씨를 뽐내는 기생중에 유지숙의 목소리가 잡힙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은주명창의 목소리를 닮아서 일까요?
유지숙은 엄마가 끔찍이 좋아하시던 서도소리를 찰지고 감칠맛나게 잘도 부릅니다
그 목소리의 유연함이란 칼라스의 기교로도 어려울 거예요
왜 우리음악의 신명을 살리지 못하는 것일까?
기껏 사물놀이에 만족하다니....
우리에게 내재한 신끼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국악으로 기득권을 확보한 사람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국악은 어렵습니다
익히기도 어렵고 따라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국악이라는 우리의 음악이 왜 서양음악보다 어려워야 한답니까?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국악의 가락을 유지숙에게 기대해도 될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