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더니 겨울이에게 꽉 밟혔다
철모르는 건 도심의 은행나무도 마찬가지
서리기운을 한아름안고 온 북풍에
잎새는 푸른기가 다 가시기도 전에 깃을 뒤틀며 떨어진다
장충동에서 한남동 넘어가는 고개
남산은 급작스레 카멜레온처럼 몸피를 바꾸고
오르막길에 걸터앉은 행인의 주변은 온통 노란나뭇잎 카펫이다
지난밤의 살얼음이 견고한 문을 부수는 충차로 왔나보다
된서리
실감난다
겨울에 시작된 용산은 다시 겨울이 오는데도 꿈쩍을 않는다
국민의 원성을 흘려듣는 저 인간들은 대체 뭔 똥배짱이란 말인가
불인한 놈들
주머니에 있던 동전 200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야쿠르트 아주머니에게서 가끔 윌을 한개씩 사먹는데 주머니에 동전이 있을 때만 시도한다
지갑에서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을 꺼내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200원이 사라진 것이다
요즘들어 수평에서 거꾸로 매달리는 연습을 조금씩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운동효과가 탁월하여 앞뒤회전을 몇차례 해보기도 한다
거꾸로 매달려 무심코 시선을 땅바닥에 두었는데 100원짜리 동전 두개가 눈에 띈다
아 여기서 앞뒤로 돌다가 흘렸구나
서민의 삶이란 아주 작은 것에서도 애착이 떠나지 않는다
어수선한 세태를 슬쩍 보기만해도 서민이 뽑아준 대통령과 서울시장은 철저하게 서민을 외면하고 있는 꼴이다
서민의 삶에 눈길커녕 코묻은 돈까지 각종 그럴싸한 명목으로 회수하여
서울시장은 서울시 곳곳에 온통 돌맹이 도배질에 골몰하시질않나
대통령이란 분은 그나마 건전한 세종시 접어두고
23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강물에 떠내려 보낼려고 혈안이 되어 앞뒤분간 못하시고
벌써 대통령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강하구에
튼튼한 밧줄로 그물을 쳐놓고 떠내려오는 돈을 건지려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나?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뭘해 서민들은 추워서 벌벌 떨고있는데
제발 저 엄청난 돈다발을 강물에 떠내려 보내지 말았으면 원이 없겠다
행여 떠내려 보낸다면
200원에 벌벌 떠는 나같은 서민이 치뤄야할 댓가는 얼마가 될지
생각만 하여도 몸서리 쳐진다
아 제발 용산부터 해결하라
부탁이다
이놈들이야 흙목욕이 좋아서 뒹굴고 비틀고 뒤집어지고 저 지랄이지만
만약 강물에 쏟아부은 돈이 부메랑이 되어 내게 막대한 부담으로 온다면 저렇게 미쳐 날뛰지말라는 법 없을게다
보고푼 내님은 소식도 없고
강물에 풍덩빠진 돈다발의
된서리
상상도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