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광의 햇살을 살짝 투과하는 원경의 안개는
뽀얀 우유를 뿜어낸 듯하다
시월에 핀 철쭉은 생뚱맞고 처량해
아파트에 내려앉은 가을에 일가족은 춥고
저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방이 흐릿할뿐
다리위의 구조물이 다른 세계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같다
서서히 시야가 트이고
허접한 조형물에 촌사람들은 지방세 펑펑쓰며 공을 드린다
안개는 모든 것을 숨겨놓았다.
예측할 수 없는 공간으로 대책없이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다.
저 너머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까?
세종시를 원안대로 해야한다는 박근혜는
사대강정비라는 안개속의 불안과 공포를 들여다보았을까?
의외로 정치적 잇속에 영민한 박근혜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여 사대강정비불가를 또 선언할 것이다.
누구는 닭쫓던 개꼴이 될 것이고.
나만의 바램일까?
분명 내사랑도 저 우유빛 안개속에 있을테고 또 수렁도 있겠지.
의정부쪽 야산 기슭에도 가을위로 안개가 덮였다.
멀기만 하다.